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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적 격차의 의미와 원인

by 리치윤윤 2023.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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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기회균등과 교육적 격차의 문제를 분명하게 설명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교육격차를 발생시키는 보다 중요한 변수가 교육의 내적 조건, 즉 ① 교육의 자원 변인(학교의 구조 및 시설, 교사 및 행정가의 특성, 각종 교육요건 등), ② 교육과정 변인(표면적, 잠재적, 교육과정) ③ 교수 변인 ④ 학교의 사회심리적 환경 등에 놓여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교육 내적인 문제, 즉 교육적 불평등의 발생 원인을 사회학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분석하였습니다.

1. 교육 기회의 불평등

교육적 불평등을 논의할 때 가장 먼저 생각되는 문제는 교육 기회의 불평등입니다. 이는 고등교육으로 올라갈수록 심각한 문제를 가집니다. 기회가 균등하게 제공된다고 해서 결과까지 평등하게 나오지는 않습니다. 결과의 격차가 학생 개인의 노력과 재능에 달려 있다고 하면 문제는 간단하지만, 학생들 각자의 학업에 대한 목적의식, 성취감, 경험, 결과에 대한 보상, 문화적 차이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들이 학업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면 기회의 균등이란 의미는 재정리되어야 합니다. 콜만(J. Coleman)은 미국을 예로 들어 교육의 불평등을 다섯 가지로 제시하였습니다. 지방자치에 따른 지방정부의 재정 능력의 차이, 학교별 인종 구성에 따른 기회의 불평등, 학교 특성의 결과로 발생하는 불평등, 같은 능력의 학생이라도 위의 세 가지 요소에 따라 다르게 발생하는 교육의 격차, 언어나 문화 등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투입 요소가 다르더라도 결과는 평등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것은 미국의 경우이지만 우리도 지방 교육의 자치가 이미 실시되고 있기 때문에 지역 간 차이가 논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또 인종 구성을 사회계층으로 대체시켜 보면 우리에게도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2. 학교 재원의 불평등

학교 재원은 시설, 기구, 도서 등의 물질적 조건과 교사-학생 비율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물질적 조건을 보자면 사립과 공립, 명문 학교와 신설 학교 등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조건은 모두 동일하다고 가정한 후 물질적 요소만이 학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학교재원에 의한 학업성취의 차이는 큰 격차가 없음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이는 연구 방법상의 한계와 평균 수준의 학교가 수직으로 많으므로 나타나는 수치적 격차의 축소로 보입니다. 한 교사가 담당하는 학생 수인 교사-학생 배율도 교육 재원에 의하여 결정됩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능력, 교사의 자질, 교과 내용 등을 통제하고 교사-학생 비율만을 고려할 때는 큰 격차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평균 집단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집단 간 차이의 축소와 검사 도구의 한계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판단력이나 분석력 같은 고등정신 능력을 평가한다면 교사-학생 비율은 학업성취에 의미 있는 요소가 될 것입니다. 

3. 지적 능력의 격차

학생들의 학업능력의 차이는 지적 능력의 차이라고 믿어져 왔으며 이에 대해서는 유전론과 환경론이 있습니다. 젠센(A. Jensen)은 자신의 논문에서 지적 능력은 종족과 유전에 의해서 결정되며 학업성취의 결과는 지능에 의해서만 결정되기 때문에 지능이 낮은 학생이 학업성취를 높이려는 노력은 의미 없음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는 백인의 지능이 흑인보다 높음을 증명하는 작업과 병행되었으며 그것은 흑인의 인종적 열등감 때문이라고 주장하여 흑인의 거센 반발을 유발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교육학자들은 학업에 있어서 지능은 무시할 수 있는 요소는 아니나 환경 측면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환경과 지능의 상호작용을 강조합니다. 지능이라는 용어는 만들어진 개념이므로 정의한 사람들의 이데올로기가 개인되기 마련입니다. 이는 백인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만들어 낸 개념이므로 그들의 문화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지능의 측정기준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거나, 불리한 내용은 제외하는 것으로서 자신들의 우위성을 사회화시키기도 합니다. 

4. 문화적 환경의 차이

학업성적이 가정환경에 의한 지적 자극에 영향을 받는다는 이론이 '문화실조 이론'이다. 지능이 같은 아동이라도 가정에서 충분히 문화적 자극을 받은 아동은 그렇지 못한 아동보다 지적 성취도가 높게 나타난다는 이론입니다. 이 이론이 증명되면 교육자들은 두 가지 이점을 갖게 됩니다. 교육의 책임이 학교와 가정으로 분산되므로 교육의 책임이 한층 가벼워지게 되고, 교육적 성취를 위한 중요시기가 지금보다 앞당겨지므로 제도 교육의 영역이 넓어지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문화실조 이론이 정책에 반영되어 '헤드 스타트(Head Start)'란 이름의 보상 교육 프로젝트가 실시되었습니다. 특히 이 정책은 1960년대 흑인민권운동과 같은 시기에 실시됨으로서 빈곤퇴치적 성격을 띠게 되었습니다. 문화실조 이론은 긍정적 시각으로 보자면 진보적 이론이고, 교육적 불평등에 이어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입니다. 그러나 부정적 시각으로 보자면 문화적 지배 이데올로기에 다름 아니라 지배집단의 문화를 일방적으로 정통 문화이자 유일한 문화로 규정하고 이 문화를 공유하지 않은 집단은 문화적 열등성을 갖는다고 규정해 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피지배집단이 문화로부터 실조된 것이 아니라 지배집단의 문화로부터 일탈되었을 뿐입니다. 어떤 인종이나 민족도 문화로부터 실조될 수는 없으며, 문화실조이론에 따른 보상 교육은 문화적 폭력성의 일종으로 문화적 교화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문화실조 이론 역시 지능 격차이론과 동일한 목적으로 이동되고 있는 것입니다. 

5. 교사-학생 상호작용 효과

학습의 출발점은 교사와 학생의 만남입니다. 교육비평가들에 따르면 교사들은 학생들에 대해 각기 다른 기대를 하고 있으며, 중류 계층 학생들은 성공적이고 하류 계층 학생들은 실패할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교사들의 기대는 학생들의 외모, 품행, 가정환경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기대 수준의 차이는 구체적 행동의 차이로 나타나게 되고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학습, 태도, 품행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와 같이 교사들의 기대를 학생들이 감지하고 그 수준에 맞추어 행동하는 경향을 자성예언이라고 합니다. 교사는 아동에게 있어 결정적으로 의미 있는 타인이며 아동들이 교사의 기대에 맞추어 행동하려는 이러한 현상은 나이가 어릴수록 사회·경제적 배경이 낮을수록 크게 나타납니다. 

6. 교과과정의 불공평

지식은 만들어지는 것이므로 만드는 사람의 이데올로기와 시기의 영향을 받기 마련입니다. 지적 탐구행위를 하고 지식을 만드는 사람들은 대부분 지배집단, 백인, 다수민족, 남성들이고 그들에 의해 만들어진 지식은 상대집단, 즉 피지배집단, 흑인, 소수민족, 여성들에겐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절대적 지식으로 받아들인다면 실제적 불이익의 원인을 다른 데서 찾게 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지배집단의 문화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지식은 보편타당한 것이 될 수 없으며, 다른 문화를 지닌 사람들에게는 학업성취의 불리함을 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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