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평등이 무엇인가를 다양한 원리에 비추어 여러 가지로 논의해 볼 수 있습니다. 교육평등의 원리에는 공정한 기회균등의 원리, 최대 이익의 원리, 인간 존중의 원리, 최대·최소의 원리가 있습니다.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공정한 기회균등의 원리
자유주의에서 평등이란 '공정한 경쟁'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평등의 관점에서 교육평등은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요구의 기회를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게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이 교육의 기회균등 원리라 할 수 있습니다. 교육의 기회균등 원리는 기능주의 이론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요컨대 기능주의적 관점에서 중요한 교육의 기능이 선발인데, 선발이란 능력에 의해서 이루어지게 됩니다. 능력에 따라 선발되고, 사회적 지위와 보상이 분배되기 때문에 그 결과로 생기는 사회불평등은 정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범이와 현호 두 사람이 입사 시험에 응시했는데, 현범이가 선발되고 현호가 탈락하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만일 현범이가 선발된 이유가 백인, 남성, 기독교 신자, 명문대학 출신, 특정지역 출신 등 귀속적 요인 떄문이었다면, 그 선발은 공정하지 못했다고 우리는 판단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범이의 능력이 현호의 능력에 비해 높기 때문에 선발된 것이라면 그 선발은 공정하다고 할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능력주의의 잣대를 가지고 공정한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은 현범이의 능력이 비록 현호보다 높기 때문에 선발되었고 공정한 선발이라 인정되지만, 현범이와 현호 간의 경쟁이 반드시 공정한 경쟁이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현범이는 좋은 가정환경에서 자라면서 학교교육 등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계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고, 현호는 그렇지 못했을 경우에 "현범이와 현호의 경쟁이 공정했다"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공정한 선발과 경쟁이 이루어지려면 능력에 의한 선발과 아울러 능력을 계발할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졌어야 합니다. 그러한 기회를 제공할 책임을 학교가 지게 됩니다. 여기서 교육의 기회균등 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평등관에서는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어떤 결과라도 허용됩니다. 경쟁이 공정하고 사람의 능력이 동일하다면 당연히 결과는 비슷할 것으로 기대되며, 만일 비슷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사람들의 능력이 평등하지 않거나 제도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최대 이익의 원리
최대 이익의 원리는 우리가 선택을 할 때, 최대 다수의 사람에게 최대의 행복 혹은 최대의 이익이 돌아가게끔 하는 결정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결정이 최선이면서 가장 정당한 것입니다. 최대 이익의 원리에 따르면 우리들 행위가 도덕적인가, 아닌가에 대한 판단은 그 결과에 달려 있습니다. 최선의 행위란 최선의 결과가 따르는 행위임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원리는 무엇을 이익 혹은 행복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바가 없습니다. 그것은 차후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행복을 만드는 것이 좋은 것이라면 최대 이익의 원리는 우리의 결정과 행위가 최대 다수의 사람에게 최대의 행복을 가져오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원리는 '공리주의'라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결국 최대 이익의 원리는 단지 우리가 행복이 무엇인지를 안다면 최선의 결정은 행복이라는 결과를 극대화하는 결정이라는 점을 의미합니다.
인간 존중의 원리
인간 존중의 원리는 우리가 도적적 행위자인 인간들의 동등한 가치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행동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 원리의 핵심은 성경에 나오는 황금률(네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인간존중의 원리는 다음 세 가지의 부수적인 생각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첫째, 다른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는 우리 자신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다른 사람을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둘째,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취급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고찰하려고 할 때, 우리는 인간이 자유롭고 이성적인 도덕적 행위자란 사실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합니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의 선택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우리는 다른 사람이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인간은 자유로운 도덕적 행위자로서 스스로 책임 있게 행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보와 교육을 접할 기회가 중요합니다. 셋째, 비록 인간들이 각각 다르긴 하지만 도덕적 행위자로서의 인간은 동등한 가치를 지닙니다. 모든 사람은 타고난 능력에 상관없이 동등한 기회를 가질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 선거에서 모든 사람은 각각 하나의 투표권이 있고, 각자의 투표권은 다른 모든 투표권과 동일한 가치를 지닙니다. 또한 인간으로서 모든 사람은 동등한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누구도 자신의 행복이 다른 사람의 행복 이상으로 중요한 것처럼 행동할 자격은 없습니다.
최대·최소의 원리
최대·최소의 원리는 ① 모든 이익이 평등하게 분배되도록 요구하지는 않지만 불평등, 즉 평등한 분배로부터의 일탈은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이득이 될 경우에만 인정되어야 함을 요구합니다. ② 이 원리는 사회적으로 가장 불리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필요에 특히 관심을 가질 것을 요구합니다. 즉, 사회 정의의 시금석은 사회 전체의 평균 복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불리한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복지에 있는 셈입니다. ③ 이 원리는 모든 인간을 평등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희생으로 잘살게 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