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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육에 대한 갈등론적 이론들

by 리치윤윤 2023.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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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교육에 대한 갈등론적 이론은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교육이 사회계급(또는 계층)을 재생산시키고 있다는 주장을 재생산론이라고 하며, 이 재생산이론은 경제적 재생산이론과 문화적 재생산이론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이상은 대체로 마르크스적 전통을 따른 것입니다. 이와는 달리 베버적 갈등이론의 전통을 이은 지위경쟁이론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이들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경제적 재생산론 

경제적 재생산론 주장자들은 학교 교육의 사회적 기능을 자본주의 사회체제, 즉 경제적 관계와 분리하여서는 이해할 수가 없다고 봅니다. 즉, 자본가 계급은 노동 생산력의 축적과 계급통제를 통해 그들의 경제적 이점을 고양하려고 노력합니다. 경제적 재생산론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학교 교육은 경제적 모순을 은폐하고, 불평등한 구조를 존속, 유지, 심화하였으며 아울러 지배계급의 위치를 정당화하는 도구적 기관의 역할을 합니다. 요컨대, 학교 교육은 경제적 불평등을 정당화, 합법화함으로써 지배계급의 위치를 재생산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됩니다. 

학교 교육의 이러한 기능에 대해 호간(D. Hogan)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첫째, 학교 교육은 객관적이고 표면적으로 누구나 공정히 참여할 수 있는 능력주의 메커니즘을 통해 개인을 계급적 지위에 배치함으로써 경제적 불평등을 정당화합니다. 둘째, 학교 교육은 은밀히 계급 분절의식을 유도하고 있으며, 사회질서의 재생산을 유도하는 인종차별, 성차별,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권, 노동의 사회관계 등과 같은 의식의 형태를 재생산합니다. 

보울스와 긴티스(S. Bowels & H. Gintis)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학교 교육(Schooling in Capitalist America, 1976)>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는 달리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이 인지적 요소가 아니라 비인지적 요소, 즉 자본주의 체제에 적합한 가치, 태도, 규범, 퍼스낼리티 등을 중요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즉, 학교는 이들 이데올로기를 정당화하기 위해 자본가 계급이 선호하는 가치를 아동들에게 은밀히 내면화시킴으로써 현 사회의 불평등적 위계관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는 것입니다. 

보울스와 긴티스는 자본주의 체제의 사회적 위계관계를 정당화하는 학교 교육의 역할을 명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대응원리를 제시하였습니다. 대응원리는 학교 교육이 노동구조의 사회관계와 똑같은(대응하는) 사회관계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즉, 대응원리는 자본주의의 사회적 위계관계를 학교 요귱의 수준별 위계구조에 서로 대응시킴으로써 거기에 필요한 가치체계를 가르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초등학교에서는 하위직에 적합한 복종, 순응, 시간엄수 등과 중등학교에서는 중간직에 적합한 지식, 가치, 규범 그리고 고등교육에서는 최고 경영자에게 적합한 인성체계인 독립심, 창조력, 리더십 등을 은밀히 전수한다는 것입니다.

대응원리는 자본주의의 위계적 생산관계를 학교 교육에서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본주의 지배체제를 정당화한다는 것입니다. 교육의 사회적 관계와 노동의 사회적 관계의 대응적인 면은 크게 네 가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째, 학생은 노동자처럼 권한이 없다는 점, 둘째, 교육은 목적으로서가 아니라 수단으로 기능한다는 점, 셋쨰, 분업을 통하여 노동자의 임무가 제한되고 단결이 저해되는 것처럼 지식의 전문화, 단편화 맟 과도한 경쟁을 통하여 학생의 임무가 제한되고 단결이 저하된다는 점, 넷째, 교육수준은 직업구조에서의 수준에 그대로 대응한다는 점 등입니다. 이처럼 보울스와 긴티스는 교육제도 분석의 핵심으로 사회적 생산관계와 생산력의 성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들에 의하면, 교육체제가 몸담고 있는 계급구조를 분석하지 않고 그와 분리시켜서 교육제체의 활동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교육체계는 계급과 관련된 학업성취에서 불평등이나 사회계급에 의한 차별적 사회화의 양면에 의해서 생산과정에 근거한 불평등을 강화한다고 합니다. 인지적 요소가 계급구조에서의 각 지위에 개인을 배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의 주장을 단순화시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학교 교육은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필요에 따라 발전해 왔고, 학교 교육은 자본가 계급의 이익을 위한 도구적 성격을 갖습니다. 결국 학교는 사회계급을 결정짓는 기관으로써 기능을 한다는 것입니다. 

 

 

문화적 재생산론

문화적 재생산론 주장자들은 학교 교육의 문화적 역할을 강조합니다.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가 경제적 모순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유지되는 이유를 지배계급이 선호하는 문화를 학교 교육에 투입시켜 불평등한 사회적 관계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찾고 있습니다. 즉, 학교 교육은 지배계급이 선호하는 문화영역을 통해 계급적 불평등을 유지, 심화시키는 재생산적 기구라는 것입니다. 문화적 재생산론자들은 첫째, 문화영역과 계급구조와의 관계를 밝히고 둘째, 이를 통해 계급적 문화릐 법칙을 밟힘으로써 그것이 정당화, 합법화되는 사회적 이유를 설명합니다. 셋째, 학교와 지배계급 문화와의 사회적 관계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인 부르디외(P. Bourdieu)를 중심으로 문화적 재생산이론을 살펴보겠습니다. 

부르디외에 의하면 자본은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인 여러 가지 유형을 취하고 있으며, 문화는 특정계급과 관련되어 있고, 계급적인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는 상징적 폭력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자신의 논리를 전개합니다. 그에 의하면, 기존의 사회질서는 물리적 강제의 결과가 아니라, 오히려 상징적 폭력의 결과입니다. 다시 말해서 지배계급은 언어나 신분, 지위, 위신, 관습과 같은 상징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지배유형 또는 문화양식이 마치 자연스러운 질서를 가진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문화는 생산, 분배, 소비되는 경제적 자본의 운동원리와 비슷하게 문화시장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소유한 문화형태에 따라 화폐적 가치를 지닌다는 것입니다. 이를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이라 합니다. 문화자본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 어렸을때부터 계급적 배경에서 자연스럽게 체득된 지속적인 성향인 아비투스적 문화자본이 있습니다. 둘째, 객관화된 상태로서의 문화자본, 즉 책이나 예술작품 등이 있습니다. 셋째, 제도화된 상태로서의 문화자본인 졸업장, 자격증 등이 있습니다. 부르디외는 이들 중 아비투스적 문화자본을 가장 중요하게 취급합니다. 그의 독특한 개념인 아비투스란, 각각의 계급 혹은 사회계급 내의 파벌들이 그들의 특징적인 문화양식이나 지배유형을 발전시켜 그 관점을 가지고 아동을 사회화시키고, 그들의 세계관을 형성해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아비투스는 내면화된 문화자본으로서 계급적 행동유형과 가치체계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지배계급의 문화를 강조하고 있으며, 계급적 배경이 다른 문화자본을 가진 아동들은 학업성취 면에서 열등할 수밖에 없으며, 나아가 미래에 차지할 직업적 지위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부르디와는 나아가 교육과정을 사회질서와 개인간의 의사전달의 체계로 보았습니다. 교육체계는 지배계급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지식, 즉 문화자본을 전수함으로써 사회질서를 재생산하고 합법화한다고 합니다. 학교 교육은 지배계층의 문화자본을 채택하여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노동계층의 아동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부르디외에 의하면, 학교는 지배집단이 문화에 이하여 경영됩니다. 학교에서 교사들에 의해 사용되는 언어, 가치, 가정 그리고 성공과 실패에 대한 묵시적인 모델들은 지배집단의 것들이라는 것입니다. 피지배 계층들은 그들의 질서가 아닌 지배집단의 질서를 배우고 있습니다. 

지위경쟁이론 

막스 베버의 전통에 따라 학교 교육의 팽창과정을 지위, 권력 및 명예를 위한 집단 간 경쟁의 결과로 교육을 설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은 콜린스(R. Collins)와 헌(C. Hurn)입니다. 오늘날에는 말할 것도 없고 과거에도 학력과 사회적 지위는 불평등하게 배분되었습니다. 교육은 보다 높은 지위와 연결되어 있고 모든 집단이 교육을 통해 그들의 자녀들이 높은 지위를 얻도록 노력했습니다. 콜린스에 의하면, 학교의 주된 활동은 교실의 안이나 밖에서 모두 특정 지위 문화를 가르치는 것입니다. 학교는 기술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휘, 억양, 의상, 심미적 취향, 가치와 예술 등의 지위문화를 중요시한다는 것입니다.

콜린스는 교육체제를 형성하는 것은 '체제의 요구'보다는 갈등하는 이해관계인 것으로 봅니다. 즉, 우월한 지위집단이 그들의 특권적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교육적 요구를 한층 더 상승시킴에 따라 보다 낮은 사회적 지위집단은 보다 많은 교육기회를 요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학력은 높은 지위를 획득하는 수단이며, 지금까지 학력이 부족하여 낮은 계층에 남아 있었던 집단은 보다 높은 학력을 획득하며 높은 지위를 얻으려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높은 지위를 점유하고 있던 집단은 위협을 느끼고 자신들의 학력을 더욱 높일 것입니다. 이것은 다시 낮은 지위집단에게는 보다 높은 학력을 요구하는 환경으로 작용하여 학력상승과 교육팽창을 부채질하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콜린스는 '지위문화'라는 개념을 고안해 냈습니다. 그는 교육의 역사를 통해 학교는 특정한 지위문화가 전달되는 곳이라는 점을 사립학교의 예를 들면서 밝히고 있습니다. 사립학교들은 대부분 종교적 신념이나 또는 설립자 정신을 보급할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학교는 권력 있는 지위집단이 그들의 자녀들에게 특정한 문화적 가치를 전수시키기 위해 설립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기업들이 대학졸업자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그들이 월등한 기술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되어서가 아니라 대학교육이 기업주들이 갖고 있는 것과 흡사한 동기와 사회적 경험을 제공한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 합니다. 이렇게 보면 학교가 가르치는 문화가 고용집단의 문화와 일치할 때 비로소 학교 교육이 직업획득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리하여 학교는 지배 문화를 전수하게 되었으며, 하류계층의 학생들도 지배문화를 갖기 위해 학교 교육을 중시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학교 교육은 날로 팽창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학교가 지배문화를 전수한다는 콜린스의 관점에 따르면 학교 교육의 팽창은 지배문화 또는 엘리트 문화의 요청에 대한 일반 대중의 반응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증가 공급은 직업의 획득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학교 교육을 더욱더 요구하기 때문에 학교 교육의 팽창을 가속화합니다. 대기업 및 인기 회사들은 기업의 상대적 존경과 위신을 위해 학력조건을 높였습니다. 이제 학교 교육은 직업획득을 위한 합법적 기준이 된 것입니다. 또 이미 직업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승진이나 지위에 대한 상대적 위신을 위해 더 높은 수준의 학교 교육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처럼 조직 내에서 지위를 위한 경쟁은 결과적으로 학교 교육에 대한 수요의 증가를 부채질합니다. 그 결과 학교 교육은 날로 팽창되고 학력 또한 계속 상승일로에 있게 마련입니다. 이것이 바로 지위경쟁이론이 학교 교육을 보는 시각입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장차 학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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